어느 조직이든 규칙들은 다양한 이유로 생겨난다. 오늘은 그러한 규칙들 중에서도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규칙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예를 들어, 9시 출근이 규칙인 한 회사가 있다. 증권사처럼 시간적 제약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은 협업을 통한 업무 효율성 확보가 목적이다. 나아가서는 확보된 효율성을 통해 조직의 목표에 빠르게 다가설 수 있다.

그런데 혼자 일하는 조직이라면 어떨까? 아니면 시차가 많이 나는 팀원과 협업하는 조직이라면? 9시 출근을 지키는 것이 업무 효율성 확보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고, 오히려 업무에 방해가 된다면? 이럴 때는 과감하게 규칙을 버리고 효율성을 위한 길을 택해야 한다.

개발자도 마찬가지이다. 개발 업계에서는 코드 컨벤션이라는 개발 생산성 향상을 위한 규칙이 있다. 많은 장점이 있지만, 주로 코드의 통일성을 유지함으로써 가독성을 높이고 유지보수를 쉽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만약 AI가 등장해 통일성을 지킬 필요 자체가 사라진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어떤 방식으로 코드를 작성하든 AI가 자동으로 변환해줘서, 모든 개발자가 각자 가장 읽고 쓰기 쉬운 형태로 코드를 볼 수 있게 된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개발자는 본인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코드를 작성하기만 해도, 결과적으로 다른 개발자에게도 가독성 높고 유지보수하기 쉬운 코드가 제공될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컨벤션을 폐기해야 한다. 컨벤션(규칙)을 지키는 것이 생산성 향상(본질)과 아무런 상관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없어진다면 신호등도 필요가 없어진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본질은 없어졌지만 규칙만 남아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더욱이 AI의 등장과 함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고, 규칙들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일수록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눈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트렌드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그 흐름의 파도 위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